[인터뷰] 어쩌다 보니 고양이가 스물두 마리, '22똥괭이네' 임지은 크리에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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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어쩌다 보니 고양이가 스물두 마리, '22똥괭이네' 임지은 크리에이터
  • 홍희선
  • 승인 2019.09.22 01:21
  •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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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마리의 똥괭이들을 만나러 가는 길. 이렇게 고양이가 많은 가정집 방문은 처음이었다. 유튜브를 통해 보아온 아이들을 직접 만나러간다는 묘한 설레임이 인터뷰 당일까지 내내 감돌았다. 처음 유튜브를 통해 사연을 접한 주인공은 두 눈을 잃은 기적이었다. 그날 얼마나 눈물을 흘렸는지. 영상을 끝까지 보지 못하고 닫았다. 그리고 며칠이 지나 조금 더 보았고, 일상이 유쾌하게 묻어난 영상을 중간 중간 치료제처럼 섞어 보며 마음의 근육을 단련해 아이와 함께 유기당한 봄이와 소이, 구조 후 중성화 수술을 위해 배를 열었지만 이미 중성화가 되어있었던 러비, 처참한 모습으로 길에 쓰러져있었던 점돌이, 자궁이 전부 튀어나온 채 간신히 살아있던 쁘니 등 다른 아이들의 아픈 사연들을 보았다.

실제로 만나본 똥괭이들은 대단했다. 다들 뭐니뭐니 해도 우리 집 고양이가 최고라는데 잘 모르겠다. 다른 집에 가면 다른 집 고양이가 예뻤다. 길을 가다 만나는 길고양이도 우리 집 아이들만큼 예뻤다. 22마리의 똥괭이들은 임지은 크리에이터가 마음으로 잘 보듬어 씻겨 놓은 빛나는 조약돌 같았다.

 

고양이는 십묘십색이랬던가. 표정에서도 각자의 개성이 묻어나는 아이들.

 

원래 고양이를 좋아했나.

- 좋아하는 편이였다. 원래 어릴 때 강아지를 키웠다. 그냥 동물이 좋아서 나중에 어른이 되면 강아지 한 마리, 고양이 한 마리와 살고픈 꿈이 있었다. 어쩌다 보니 지금은 고양이 22마리를 반려하는 신세가 되었지만.(웃음)

 

불과 몇 년 사이에 스물두 마리의 고양이들과 살아가게 됐다. 부모님이 적잖이 놀라셨을 것 같다.

- 처음엔 비밀로 했기 때문에 모르셨다가 나중에 밝혔다. 생각했던 것만큼 전쟁이 나진 않았다. 그래도 많이 혼내셨다. 미쳤냐고, 어쩌려고 그랬느냐 뭐라 하셨는데 그래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사실 예상 구도에서는 머리채가 뜯겨나가는 사단까지도 각오했었다.(웃음) 그래도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결국은 엄마도 받아들였지만 여전히 고양이들 이야기가 나오거나 집에 오실 때면 한숨만 푹푹 쉬신다. 그럴 때마다 나는 애써 모른 척 한다.

 

고양이가 스물두마리니 몇 마리만 울어도 소음으로 느끼는 주민들이 있을 것 같다. 민원 없었나. 아이들과 살아가고픈 주택의 형태도 꿈꾸고 있을 것 같다.

- 민원은 다행히 아직 한 번도 없었다. 생각보다 애들이 시끄럽지 않다. 우리 집 바로 밑층이 주차장이라 우다다(고양이들이 야생본능을 가지고 사냥하듯 뛰는 행동)로 인한 고충도 없다. 만약 아래층이 가정집이였으면 애들이 뛰어다니는 소리에 한번쯤은 컴플레인이 걸려오지 않았을까 싶다. 사실 할배나 애옹이 같은 경우는 구조된 후에도 집 생활에 바로 적응하지 못해 새벽에 많이 통곡을 했다. 소음걱정을 좀 했는데 다행히 바로 옆집에 새벽이면 만만치 않게 우는 갓난아이가 있어 서로 모르는 척 하며 넘어간 것 같다.

아이들이랑 살고 싶은 주택 형태도 당연히 있다. 지금은 볕이 부족한 집이라 아쉬움이 크다. 또 좁은 집이라 볼 수는 없지만 애들 수에 비해 집이 좁다. 여유가 된다면 넓고 빛이 많이 들어오는 곳으로 가서 일광욕을 마음껏 즐기게 해주고 싶다. 또 온 천장과 벽에 캣타워를 설치해 아이들에게 파라다이스를 만들어주고 싶다. 그리고 조금 더 욕심을 내자면, 마당이 있는 주택으로 가 야외에 튼튼한 휀스망을 설치해 고양이 페티오를 만들어주고 싶다. 상상만으로도 행복하다.

잠시 잠든 사이에도 다가와 몸을 기대는 고양이들. 몸은 하나인데 아이들은 모두 사랑 받고 싶어 한다. 임지은 작가는 다묘가정을 추천하지 않는다고 했다.

 

한 달에 고양이들에게 들어가는 비용이 평균 얼마나 되는지.

- 화장실 모래 값이 한 달 평균 20만원, 사료 값이 40만원, 이외에 간식, 영양제 값이 3~40만원 정도 들어갔다, 또한 애들 병원비가 적게는 4~50에서 많게는 200-300백까지도 들어간 적이 있었다. 아무래도 애들 병원비에 따라서 천차만별로 차이가 난다. 유튜브를 시작한 후에는 다행히 모래와 간식은 협찬을 받고 있는 상태다. 할배, 기적이를 제외한 다른 애들은 건강하다는 전제 하에 최소 90~100 사이의 병원비가 지출되는 것 같다. 노묘인 할배가 줄기세포 치료 등 조금 비싼 약을 먹기 시작해서 병원비가 많이 뛰었다.

 

고양이들로 인해 내 삶의 가장 큰 변화가 있다면.

- 가장 큰 변화는 아무래도 개인적인 시간과 지출내역이라 할 수 있겠다. 고양이들을 돌보기 전에는 그래도 친구들도 꽤 만나는 편이였고, 의류비등 내 물건을 사는데 거리낌이 없었는데 지금은 개인적인 물건을 사는 일은 거의 없어졌다. 친구들을 만나는 일 역시 힘들어졌다. 오로지 고양이들만을 위한, 말 그대로 집사의 삶이 된 것 같다.

 

여러 마리의 고양이를 반려하고 있으니 혼자만의 시간이 약간은 그리울 것 같다. 일주일의 시간이 허락된다면 뭘 하고 싶나.

- 바다를 보고 싶다. 북적북적한 곳 말고, 사람이 거의 없는 해변가에서 이어폰으로 음악을 크게 들으며 그 순간을 만끽해보고 싶다. 그리고 ‘딸이 있으면 뭐하냐’고 매일 투덜대는 엄마의 소원대로 함께 여행 친구가 되어드리고 싶다.

 

부모님댁 강아지 이름이 ‘나비’인 점이 너무 귀여웠다. 강아지와 살고 계신 부모님이 22마리의 고양이와 사는 임지은 크리에이터에게 하는 잔소리가 있다면.

- 엄마는 아무래도 내 건강에 대해 많이 잔소리한다. 고양이들을 돌보는 것에 비해 내 건강은 스스로가 생각해도 잘 돌보고 있지 못하기 때문인 것 같다. 잔소리의 무게로 치면 강아지(말티즈) ‘나비’와 관련해 내가 엄마에게 더 많이 하는 것 같다. 나비에게 잘 해주신다고 하지만 내 눈에는 아직 반려동물이 아닌 애완동물로 대하는 가치관이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조금씩 변화가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도움이 필요해 보이는 동물 앞에서 끝까지 책임 질 자신이 없으니 포기하곤 한다. 아기고양이를 두 달 임보 해보니 생명 하나를 살리는데 다른 생명의 희생이 필수더라.

- 입양뿐만 아니라 구조, 임시보호에도 어마어마한 책임감이 따른다. 현실적인, 그러니까 금전적 문제도 무시할 수 없지만 세상 일이 내 뜻대로 되지 않기에 구조한 후 일어날 일들, 긍정적인 결과에서부터 최악의 결과까지 전부 고려 해야 한다. 그리고 그 최악의 결과까지 모두 수용하고 책임질 수 있다는 각오가 생길 때 구조, 임보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불쌍하다는 동정심에서 비롯된 구조와 임시보호는 동물이 다시 길로 나가게 되는 악순환을 불러 일으킨다, 여기저기 정착하지 못하고 여러 집을 떠돌다 마음의 병 혹은 몸까지 병들어버리는, 오히려 애를 두 번 죽이는 꼴이 되는 경우를 많이 봐왔기 때문이다. 물론 한편으론 그렇게 생각하며 외면 받을 아이들이 느는 것에 대해 마음이 아프고 괴롭고 미안하지만 그래도 좀 더 정답에 가까운 해결책을 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생명을 구해서 돌보고 케어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 무게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무거운 것이다.

 

지금 함께 살고 있는 스물두 마리 대부분의 고양이들이 집근처 뒷산에서 왔다. 더 이상 뒷산 가는 일을 끊었다고 했는데 그래도 한 번씩 생각날 것 같은데.

- 다행스럽게도 아이들 밥을 챙겨주시는 분이 계신다. 지금은 집에 있는 아이들에게 미안해서라도 더 이상의 구조는 힘들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도 한계선에 온 것 같다. 너무 힘들다. 하지만 내 눈 앞에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이 또 다시 나타난다면 외면할 자신도 없다. 그래서 과감히 뒷산으로 가는 발길을 끊었다. 사실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아이들을 챙겨주지 않았다면 결국 하지 못할 선택이었다. 아마 나는 지금도 계속 산을 다니며 길고양이의 밥을 챙겨주었을 것이다.

항상 마음 한구석이 불편하다. 집안에 있는 얘들 챙기기 바빠 밖에 있는 아이들 생각이 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다. 밥을 직접 챙겨주던 많은 아이들이 떠오른다. 그중 지금 다수의 아이들이 사라졌다. 길고양이들의 끝은 항상 이렇다. 22똥괭이들도 내가 외면했다면 그렇게 끝났을 아이들이다. 여전히 마음속에 갈등이 많다. 단체도 아닌 한 개인이 모든 아이들을 다 구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많은 사람들이 분양이 아닌 입양을 통해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과의 삶을 선택하면 좋겠다. 입양률만 좋다면 구조를 계속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유기동물은 끝도 없이 늘어나는데 입양률에서 정체현상이 있어나면 결국 또 다른 비극을 맞는다. 내 경우는 이미 포화상태다. 최악의 결과에 도달하기 전에 스스로 뒤늦게나마 브레이크를 건 것이다. 이런 핑계라도 대며 마음 한구석으로 유기동물들에게 계속해서 사죄할 뿐이다. ‘미안해, 더 이상 손을 내밀어주지 못해서’라고.

 

<2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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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슬기 2019-10-15 21:03:11
한마리 키우기도 버거운데 나보다 화장실청소 더 잘해주고 집도 엄청 깨끗...한마리 키우는데도 힘들다고 고양이한테 투덜거린적 있는데 보면서 저또한 많이 성장하고 배우고 있어요 정말 존경하고 사랑해요~

황지의 2019-10-15 13:02:44
이삼님 너무 존경스러워요
22마리를 모시는 책임감은 정말.. 대단하십니다ㅠㅠ

다밴 2019-10-14 22:25:07
기자님도 집사님이라 그런지 질문의 깊이가 남다르네요. 좋은 인터뷰 잘 봤습니다.

조혜원 2019-10-14 20:49:26
기사 잘 봤어요 이삼님 정말 대단하세요

이사 2019-10-14 20:27:42
정말 따뜻한 기사네요 이삼님 항상 존경스러워요 세상의 모든 동물이 행복해졌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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