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탐묘인간》 SOON작가의 15년차 반려생활 이야기
상태바
[BOOK] 《탐묘인간》 SOON작가의 15년차 반려생활 이야기
  • 라이프위드캣
  • 승인 2020.02.02 17: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평범한 매일이었지만, 지나고 보니 쉽지는 않았던 나날들.
네가 나에게, 내가 너에게 길들여진 모습을 발견할 때마다
기쁘면서도 먼 훗날을 생각하게 되는 순간들.

 

《탐묘인간》의 작가 SOON이 고양이 두 마리,
미유·앵두와 함께하는 15년차 반려생활 이야기

 

 

 바야흐로 ‘반려동물’이라는 말이 당연한 시대가 되었다. ‘개통령’ 강형욱 훈련사를 필두로 반려견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SNS에서는 귀여움을 뽐내는 수많은 반려묘 사진에 ‘나만 고양이 없어’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질 정도다.
하지만 용어는 바뀌었어도 현실은 그것을 따라가지 못하는 듯하다. 유기동물 수는 최근 몇 년간 지속적으로 늘어 2018년에 구조·보호된 유기동물은 12만 1077마리로 사상 최대 수치를 기록했다. 하루에 331마리가 유기되는 셈이다. 어떤 통계에서는 반려견을 죽을 때까지 키운 비율이 전체의 12%밖에 안 된다고도 한다.
그런 와중에 여기, 무려 15년을 두 마리의 고양이와 함께한 반려인간(?)이 있다. 콩테를 이용한 따스한 그림의 《탐묘인간》으로 익히 알려진 SOON 작가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탐묘인간 : 미유와 앵두 이야기》에서 그려졌던 묘연(猫緣)이 흐르고 흘러 어느덧 15년. 이만하면 반려인간이라 불리기에 충분한 자격을 갖춘 인간이라 할 수 있겠다.

 

 

우리가 함께했던 시간들

 

하루하루 지나가는 시간들을 헤아리기란 어려운 일이다. 대부분의 일상이란 굴곡이 없고 평탄한 것이기에 한층 더 그렇다. 우리의 시선은 과거보다는 미래를 향해 있고, 지나간 날들은 마치 완전히 사라져 다시는 찾아볼 수 없을 것만 같다. 흘러간 시간들은 어디에 남아 있을까. 우리가 함께했던 시간들은 어디에 쌓이는 걸까. 그런 아쉬움에 사람들은 과거에 형태를 부여하기 위해 사진을 찍고 기록을 남긴다.
그러나 과거는 의외로 많은 곳에 남아 있다. 저자가 미유와 앵두, 두 묘르신과 함께한 매일도 마찬가지다. 수없이 많은 궁디팡팡에, 할짝거리며 물을 마시는 소리에, 매일 정해진 시간에 무릎 위에서 느껴지는 온기에 그들이 함께한 나날들이 새겨져 있다. 《우리집 묘르신》을 읽고 마음이 포근해진다면, 그 이유는 부드러운 그림만이 아닐 것이다. 일상에 배어 있는 포개진 시간들을 발견하는 세심하고 포근한 시선. 이 작품을 통해 어쩌면 여러분도 일상에 새겨진 반려동물과의 나날들이 새삼 눈에 뜨일지도 모르는 일이다. 

15년째 집착하는 고양이 미유. 14년째 걱정하는 고양이 앵두. 세월이 세월인 만큼 집착에도 걱정에도 익숙해졌다. 눈을 감고 있어도 팔에 턱을 괸 게 미유인 걸 알 수 있고, 꼬리만 만지고도 앵두인 걸 알 수 있다. 궁디팡팡 1급, 약 먹이기 1급, 헤어볼 치우기 고급, 캔 감별사 1급, 수염 줍기 상급, 똥봉지 묶기 1급. 어느새 자격증이 있다면 어디에서도 빠지지 않을 유능한 집사가 된 자신을 발견했을 때 저자는 두 묘르신이 자신에게, 그리고 자신이 미유와 앵두에게 길들여졌음을 느낀다.
길들여짐이란 편안해지는 것이다. 말하지 않아도 너의 마음을 알고, 너도 나를 믿을 수 있는 존재로 생각해준다는 안심감. 그런 것을 길들여진다고 한다. 물론 때때로 깊은 안심감이 불안을 낳기도 한다. 문득 너의 부재를 상상했을 때 밀려오는 두려움. 남겨진다는 것에 대한 쓸쓸함. 그러나 막연한 불안에 휘둘리기에는 앞으로 다가올 오늘이 너무도 소중하다.

 

 

당연하던 것이 특별해진 시간, 평범하지만 대단한 지금

 

 늘어가는 흰 털. 작아진 맛동산. 게다가 나이를 먹는 것은 묘르신만이 아니다. 변하지 않을 것만 같았던 것들이 조금씩 변해 어느새 당연하던 것이 특별해졌다. 그런 변화에 대해 걱정을 하지 않는다고 하면 거짓말이리라. 묘르신을 불렀을 때 대답이 없으면 가슴이 철렁하고 두려움이 늘어 집사 쪽이 앓아눕는 날도 생긴다. 어른스럽고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
저자는 SNS에서 고양이가 20살이 되는 것을 ‘대학 보낸다’라고 표현하는 것을 보고 미유와 앵두를 꼭 대학에 보내리라 다짐하고, 다른 묘르신들의 이야기를 보고 들으며 힘을 얻는다. 그리고 그런 저자의 이야기는 다시 다른 집사들에게 힘이 된다. 연재 중인 《우리집 묘르신》의 댓글란은 언제나 저자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힘을 얻은 집사들의 사연으로 넘쳐난다. 더 넓게 연결되고 함께하는 것으로 우리는 서로에게 힘이 되고 있는 것이다.
평범하지만 대단한 지금. 아무리 불안하고 두려워도 가장 소중한 것은 역시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매 순간 순간이다. 간단하지만 어려운 깨달음이다. 초판한정으로 포함된 태그레터 세트에 그런 마음을 적어보는 것도 좋으리라.

책으로 엮인 《우리집 묘르신》이 반려동물과 함께 평범하지만 대단한 오늘을 사는 더 많은 이들에게 힘이 되어줄 수 있는 연결고리로 다가갈 수 있기를 바란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